한국 전쟁 이후 엄청난 경제 성장을 이뤄낸 대한민국, 그러나 그 이면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과 노력들이 숨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한국 특유의 재벌(가족 중심의 기업집단) 문화가 있습니다. 당시에는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하여 해외 수출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기업의 성장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던 시기였습니다.
지금도 그러한 수출 주도형 산업 구조는 대한민국 경제의 한 축을 든든하게 담당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한국 정부의 수출 우대 정책 및 고환율 정책의 영향으로 이러한 문화는 수십년에 걸쳐 대한민국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역설적이게도 지금의 한국을 만들었던 재벌 문화가 2016년 현재에 와서는 한국의 발전을 가로막는 원동력이 되고 있기도 합니다. 산업 기반이 없었던 당시에는 일정 규모 이상의 몸집이 없었다면 신규 산업을 키워내는 데 있어 한계가 존재했을 것은 당연했으며, 필요악처럼 인정해야만 하는 부분임에 틀림 없습니다. 2015년 11월 19일 방영된 명견만리에서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 집중 조명하며, 선진국 문턱에 다다른 한국 경제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데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 한국의 상황을 진단하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는 대기업, 소위 말하는 재벌 비중이 너무 높습니다. GDP 대비 재벌들의 자산가차는 2005년 50%이던 것이 2015년에는 98.64%로 2배 가까이 성장하였으며, 그중 69.80%가 삼성, 현대, LG, SK, 롯데와 같은 5대 그룹입니다. 특정 계층에 대한 자산 비중이 너무나 높은 상황이며 그들이 곧 한국 경제인 것입니다.
그들은 빠르게 대한민국 생활 깊숙이 자리잡으며, 제조업을 벗어나 별다른 기술과 지식이 없이도 상대적을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업종에 투자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2000년대는 창업자 시대였지만, 2015년 현재는 상속자 시대입니다. 과연 상속을 통해 현재에 이르게 된 기업 경영주에게 기업정신을 요구할 수 있을까요? 그들에게 혁신이란? 무엇일까요?
MS의 빌게이츠는 그들 자녀에게 얼마이상은 상속하지 않겠다고 공공연히 인터뷰를 합니다. 그러면서 그 이유를 자신이 상속하는 돈에 의해 자녀의 삶이 망가지길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돈은 많으면 좋지만 일정 수준 이상을 넘어가면 불행의 씨앗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감당할 수 없는 돈은 주인을 망치는 주범입니다. 재벌 3세, 상속자가 위험합니다.
대기업의 사업영역은 매우 방대합니다. 택배, 통신, 요식업, 병원, 의류, 숙박호텔, 도소매, 프랜차이즈 등등 제조업 기반으로 성장한 그들은 막대한 기술 투자 및 경쟁이 심한 업종에서 벗어나 사람을 이용하여 그들이 필요로 하는 소비재 산업에 적극 투자 함으로써 돈이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에 성공하였습니다. 대한민국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 상품이 많이 나오고 기술력을 인정 받아야 하는데 오랜시간 연구개발이 필요한 그런 산업에서는 점점 퇴보하며, 중국과 같은 신흥국에게 기존의 자리를 쉽게 내어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마디로 총체적인 난국입니다.
현재는 그 어느 때 보다 혁신이 기업 및 국가 경영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규모의 경제 등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통해 성장해온 한국의 대기업(재벌) 생태계에서 이러한 혁신은 그들이 기존에 해오던 방식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요소가 많습니다. 현재 안드로이드로 유명한 구글이 삼성보다 작은 회사였을 당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개발한 사람이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삼성을 찾아서 문전박대를 당하고 구글에 찾아가 500억원에 안드로이드 기술을 판매한 일화는 아주 유명한 사례입니다. LG전자가 초콜렛폰의 성공에 취해 스마트폰 시장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여 지금과 같은 상황에 직면한 것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례입니다. 재벌은 그들만의 생태계안에서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성장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만족스러운 현금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게 막대한 연구 개발과 경쟁이 필요한 세계 시장의 패권 경쟁 보다는 보다는 수월하게 자본력으로 장악할 수 있는 내수 시장에서 자국민을 상대로 돈을 버는 것에 관심을 갖는 이유 입니다. 내수차별, 애국심 마케팅, 헬조선 등등등
대한민국의 자랑, 정보 기술(IT) 산업이 위태롭습니다.
이는 하나의 예시를 든 것뿐, 대부분의 업종에서 대기업의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통해 전체 업계 매출의 과반수 이상을 대기업들에 의해 좌지 우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대기업들이 독과점한 시장에 자율 경쟁체제로 변하게 된다면 수많은 혁신적인 기업들이 경쟁을 통하여 경쟁력을 키우고, 국가 경제 및 사회가 성숙하고 발전함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우수한 대한민국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질 것입니다.
만약 IT 산업이 대기업 중심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요? 구글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절반 이상을 한국이 소유하고 있으며, 막대한 로열티 지출 또한 역으로 전세계 통신사업자로 부터 받고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과거에는 재벌 형태의 기업 성장이 필요했지만 2015년 현재에는 성장을 저해하는 위협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선진국 문턱에 다다른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도 많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창업하고 투자회사의 자금 투자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화두가 된 핀테크 산업이 하나의 예로 들수 있는 데요. 대기업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FAST FOLLOW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시장을 자본력이 취약한 벤처 혹은 중소기업이 키워놓으면 막대한 자본력을 투입하여 경쟁자와 치킨게임을 시작하고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경쟁자가 사라지고 나면 그 이후 독점 시장에서 점진적으로 가격을 높이는 전략을 추구해왔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삼성페이를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핀테크는 기존에도 있어 왔습니다. 그렇지만 전국민이 알 정도로 이슈가 된 것은 삼성이 삼성페이를 출시하면서 부터 입니다. 이러한 대기업의 시장 죽이기 및 시장 독점의 고리를 끊어 내야만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점인 것입니다.
이스라엘도 우리와 같은 10대 재벌이 내수 시장을 장악하여 수많은 폐해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피라미드 형태의 재벌의 구조를 2계층까지로 법으로 제한하며, 보다 많은 기업가에게 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하기 위해 2013년 4월 만장일치로 재벌개혁안을 통과 시켰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재벌(대기업)에 의한 독과점 시장에 큰 변화가 찾아왔고, 수많은 기업들의 자율 경쟁에 의해 일자리가 늘어남은 물론, 고객 서비스 품질 및 가격 혜택까지 더해져 보다 공정한 사회를 이뤄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깊숙이 뿌리내린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개혁하는 것에는 많은 시간과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보다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과정임을 우리 모두 인식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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